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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3월 3일 동남아 한 개발도상국.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소속 해외봉사단원인 여성 A씨가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같이 일하는 남성 B씨였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너무 예뻐서 같이 자려고”라고 했다. “무슨 소리냐. 나가라”고 했지만 B씨는 “우리 키스라도 할까. 뽀뽀만 하자”며 다가와 A씨 다리를 만졌다.파워볼엔트리

#2. 2017년 6월 중동 지역 한 코이카 사무실. 코이카 현지 여성 직원이 결재를 받으려는데 코이카 소장 C씨가 덥석 손을 잡더니 “아름다운 반지를 끼는 만큼 사무소도 더 아름답게 꾸미라”며 손을 계속 주물렀다. 비슷한 시기, 다른 현지 여성 직원에게는 “차량 뒷좌석에 앉으라”고 하더니 그 옆에 앉아 허벅지를 누르듯 만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코이카 해외봉사단 징계 현황(2017~2020년)'에는 성희롱·근무 태만 등의 징계 사례가 있었다. [중앙포토 자료 사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코이카 해외봉사단 징계 현황(2017~2020년)’에는 성희롱·근무 태만 등의 징계 사례가 있었다. [중앙포토 자료 사진]


23일 코이카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봉사단원 및 임직원 징계 현황’에 나온 사례 중 일부다. 첫 사례의 피해자 A씨는 B씨가 성희롱을 했다고 신고했다. 코이카는 내부 조사를 한 후 A씨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판단해 징계(계약 해지)를 내렸지만 B씨는 자격 박탈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성희롱의 판단 근거가 그녀의 진술 뿐이라고 억울해했다.실시간파워볼

하지만 법원 역시 지난 7월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다리를 만지고 여러 차례 ‘뽀뽀를 하자’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청구 기각)했다. “계속 거부하니 B씨가 ‘머쓱하게 왜 그러냐’고 되려 물어봤다”, “숙소 앞에서 ‘네가 때로는 어리게 보이는데 때로는 성숙하게 보여서 그런 행동을 했다’라고 했다” 등 A씨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다고 본 결과였다.

2017~2020년 징계를 받은 코이카 임직원은 총 22명이었다. [중앙포토 자료 사진]
2017~2020년 징계를 받은 코이카 임직원은 총 22명이었다. [중앙포토 자료 사진]


태 의원이 공개한 판결문에는 둘이 사건 직후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도 있었다. 남성 B씨는 “스스로 극도로 흥분하고 많은 상상으로 나의 자아를 상실한 행동에 너를 대할 수 없어 만나지 않겠으니 여행 잘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음 날 A씨는 “끔찍하다.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두번째 사례의 가해자 C씨는 해임됐다. KOICA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C씨는 혼자 쓰는 사무실에 결재를 받으러 온 현지 여성에게 “내 옆으로 와서 모니터를 함께 보자”며 손을 잡는가 하면, 행사 때 소파에 앉아서 다리를 밀착하는 등 추행했다. 코이카 감사보고서에는 “C씨는 냄새와 소리에 민감해 사무소 건물을 공유하는 코트라(KOTRA) 측에 일체의 소리 및 조리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냄새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담겨 있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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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남아 한 국가에서 일한 D씨는 138일 중 85일의 근태가 누락됐다. 동료직원들은 자체 감사에서 “’보모’, ‘유치원’ 등의 사유로 사무소에 정착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사무실 이전으로 인한 새집 증후군 때문에 사무소 밖에서 일한다고 했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 이에 D씨는“카페나 인근 쇼핑물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했고 코이카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태 의원은 “코로나 19 사태로 해외 사무소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해질 수 있다”며 “외교부와 코이카는 성범죄, 갑질 등 각종 비위 사례 발생 시 이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이카는 2017년 10명(해임1·강등1·감봉3·견책5), 2018년 7명(해임1·감봉3·정직2·견책1), 2019년 4명(정직2·감봉2), 2020년 1명(감봉1)을 징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시리즈]’코로나 섬’에 갇힌 인류②
韓 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 경험”
美 40% “정신이나 행동 문제 겪어”
日 극단 선택 급증, 실업 등 원인
유럽 “봉쇄 반대” 시위, 분노 커져
‘코로나 블루’ 이어 ‘코로나 레드’
“감염병 방역 넘어 심리 방역 필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43‧여)씨는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2~3일은 내과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지난여름부터 우울감이 심해지더니 불면증까지 생겼다. 여행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자가 될 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과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걱정도 크다. 재택근무와 휴교로 양육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도 잦아졌다. 예전과 너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정신과 진료를 고민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0개월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점점 인류의 마음마저 감염시키고 있다. 고립과 단절,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Blue)’를 넘어 우울과 불안 감정이 분노로 폭발하는 ‘코로나 레드(Red)’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차 확산세가 뚜렷한 유럽에선 곳곳에서 이동 제한 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감염의 공포만큼이나 봉쇄와 단절에 대한 공포가 크다는 방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차 확산 당시 봉쇄 조치를 경험해 본 시민들이 ‘코로나에 걸려 죽는 것만큼이나 자유 제한 상황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이 두렵다’고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 등 정부의 코로나 방역 지침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 등 정부의 코로나 방역 지침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 체코 프라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곽 교수는 “이처럼 코로나19가 초래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 블루‧레드의 정도가 심해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랙(Black)’으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국민 10명 중 4명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20~65세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50.7%)의 경험 비율이 남성(34.2%)보다 높았다.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 9월 14일까지 보건복지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코로나 블루 관련 상담 건수는 44만8867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복지부 정신건강 복지센터의 우울증 상담 전체 건수(34만3185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프랑스 마르세유 거리에서 자영업자 등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프랑스 마르세유 거리에서 자영업자 등 시민들이 이동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세계적인 대유행에 국가별 사정도 비슷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4~5월 전 세계 112개국 18~29세 젊은이 1만2000명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4%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미국인의 경우 40.9%가 코로나로 인해 적어도 하나의 정신 혹은 행동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성인 54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더욱이 “지난 30일 동안 진지하게 극단 선택을 고려한 적이 있나”란 질문에는 응답자의 10.7%가 “그렇다” 답했다.

영국 통계청이 지난 8월 조사한 결과 영국 성인 5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 10명 중 1명이 우울 증상을 보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나 상승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우울감이 분노로 또 극단적인 심리 상태로 치닫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코로나19 연구팀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정보와 뉴스를 접하고 주로 느끼는 감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불안’이라고 답한 비율은 8월 6~9일 62.7%에서 8월 25~28일 47.5%로 15.2%포인트 줄었으나 ‘분노’라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11.5%에서 25.3%로 13.8%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에선 지난 8월 극단 선택을 한 사람의 수가 185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7% 늘었다. 특히 1854명 중 여성이 65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3%나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실업과 경기 악화가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는데, 특히 비정규직이 많은 여성의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독일 시민 200여 명이 오랜 봉쇄령에 반발해 폭동을 벌여 슈투트가르트의 상점 유리창문이 깨졌다. [AFP=연합뉴스]
지난 6월 독일 시민 200여 명이 오랜 봉쇄령에 반발해 폭동을 벌여 슈투트가르트의 상점 유리창문이 깨졌다. [AFP=연합뉴스]

이동훈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사회는 집단 문화가 강해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하는 만큼 단절과 고립에서 오는 정신 건강 위협도 클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정신건강 문제가 점차 사회 문제로 발현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영국에선 이미 아이들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어린이 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에머슨 크리스만(10)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친구를 보지 못해 정말 힘들다. 10살에게 친구는 거의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사라 빈슨 모어하우스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평소 아이들이 조언을 구했던 부모‧교수‧멘토들도 겪어보지 못한 팬데믹이란 점이 문제”라 말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영국의 한 어린이. [AFP=연합뉴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영국의 한 어린이. [AFP=연합뉴스]

곽금주 교수는 “현재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건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라면서 “상황에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면, 자신의 마음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가을‧겨울 내가 방역 지침을 잘 지킨다면, 내년 봄엔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희망을 주며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몸을 움직여야 줄일 수 있다”면서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야외에서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과장은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국가 운영 정신건강 복지센터 등의 상담 도움을 받는 식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선영‧석경민 기자 youngcan@joongang.co.kr

나무의사, 지난해 1차 시험 합격률 0.1%
산림청 “시험 어렵다니 난이도 조정하겠다”

산림청이 도입한 나무의사 제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험이 너무 어려워 합격자가 적게 배출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반면 “나무의사도 전문가인데 시험을 너무 쉽게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산림청 “나무 의사도입 이후 최종 합격률 4%”

식물보호기술자가 병든 나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식물보호기술자가 병든 나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산림청]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나무의사 자격제도 도입 후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제3회까지 치러진 나무의사 시험 응시자 총 4300명(누적) 중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모두 합격한 사람은 171명으로 4%에 머물렀다.
4300명 중 제1차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567명이었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제2회 제1차 시험에선 1147명 중 1명이 합격했으며, 재시험을 치른 끝에 913명 중 25.1%인 229명이 합격했다. 김 의원은 “힘든 여건에서 적지 않은 교육비를 투자했으나 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로 허탈감을 준 것은 문제”라고 했다.

나무의사 제도, 수목 체계적 관리 위해 2019년 도입
나무의사 제도는 2019년 6월 시행된 개정 산림보호법에 따라 도입됐다. 이 법은 ‘나무의사(또는 수목치료기술자)’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나무를 관리·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나무의사가 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우선 산림청이 지정한 교육기관(전국 10곳)에서 150시간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해충학 등 11개 과목을 배우고 실습하는 교육이다.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을 치른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얻어야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2차 시험은 실기와 논문이다. 실기는 병이 든 나무를 진료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논문시험은 질병 상태에 대한 올바른 처방전 작성이 핵심이다. 산림청은 연간 두 차례 나무의사를 선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무병원은 수목보호기술자, 식물보호기사, 식물보호산업기사 등 3가지 자격증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무의사제도가 도입된 이후 시험 합격자만 나무병원을 열 수 있다. 나무의사는 지역이나 장소 구분 없이 나무를 치료할 수 있지만, 주로 아파트 단지 등 도시 주변 생활권 나무를 관리한다. 전국 곳곳에 있는 보호수 관리 등도 한다.

“전문가 선발…시험 쉽게 내면 안돼”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서 열린 ‘숲으로 가자! 놀자, 쉬자, 웃자’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나무의사 되어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서 열린 ‘숲으로 가자! 놀자, 쉬자, 웃자’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나무의사 되어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 조연희 사무관은 “그동안 나무 관리를 비전문가가 하다 보니 체계적이지 못하고 농약 오남용으로 수목이 죽거나 자라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일쑤였다”며 “숲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나무의사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기존 나무 치료 종사자 이외에 일반인에게도 나무의사가 될 기회를 제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라며 “시험이 어렵다고 하니 난이도 조정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반면 시험을 쉽게 출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나무의사 시험에 합격한 김철응(52)씨는 “응시자 대부분이 관련 분야 종사자가 아니다 보니 나무의사 시험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나무의사도 일종의 전문가인데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사람을 선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무의사 수입은 나무병원을 운영하면서 활동하면 연간 1억원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후후월드]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 정계 은퇴
대통령 시절에도 농사 지으며 검소한 생활
“내 정원에 증오는 심지 않아” 은퇴 연설

“올 때가 있으면 갈 때도 있는 법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85·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았던 그는 재임 기간 소박하고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퇴임 후에는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는데요. 고령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더이상 활동하기 어려워졌다며 국민에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검소한 생활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린 우루과이 40대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20일(현지시간) 정계 은퇴선언을 했다. 사진은 2019년 멕시코에서 열린 한 강연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검소한 생활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린 우루과이 40대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20일(현지시간) 정계 은퇴선언을 했다. 사진은 2019년 멕시코에서 열린 한 강연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프로필에 ‘농부’라 적는 괴짜 대통령

노타이에 낡은 통바지, 싸구려 운동화, 헝클어진 머리칼. 무히카의 ‘시그니처 패션’입니다.

삶도 말 그대로 ‘무소유’였습니다. 2010년 취임 당시 그의 재산은 현금 1800달러(195만원), 1987년식 폴크스바겐 비틀 한 대와 허름한 농가, 그리고 농기구 몇 대가 전부였습니다. 가족도 단출합니다. 자녀는 없고, 우루과이 첫 여성 부통령인 아내 루시아 토폴란스키(75)와 다리 하나를 잃은 반려견 ‘마누엘라’ 이렇게 ‘세 식구’입니다.

무히카의 트레이드 마크인 하늘색 1987년식 폴크스바겐 비틀. 무히카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 낡은 자동차를 직접 몰고 출퇴근했다. [AP=연합뉴스]
무히카의 트레이드 마크인 하늘색 1987년식 폴크스바겐 비틀. 무히카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 낡은 자동차를 직접 몰고 출퇴근했다. [AP=연합뉴스]

재임 기간에는 월급의 90%를 기부했고, 관저는 노숙자에게, 별장은 시리아 난민 고아들에게 내주었습니다. 정작 대통령인 자신은 쓰러져가는 시골 농가에 살며 낡은 차를 직접 몰고 출퇴근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재임 기간에도, 또 퇴임 후에도 평범한 농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물은 우물에서 길어다 쓰고, 빨래도 직접 합니다. 마당에는 무히카 부부가 오랜 기간 가꾼 꽃과 화초가 무성하고요. 무히카는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신의 프로필에 ‘농부’라고 적었다네요.

이런 그를 전 세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이렇게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가난한 것이 아니라 절제하는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하수구를 누빈 ‘로빈 후드’

무히카(왼쪽) 와 그의 부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우루과이 부통령. 두 사람은 1970년대 함께 도시 게릴라 조직에사 무장반군으로 활동하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토폴란스키는 2017년 우루과이의 첫 여성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EPA=연합뉴스]
무히카(왼쪽) 와 그의 부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우루과이 부통령. 두 사람은 1970년대 함께 도시 게릴라 조직에사 무장반군으로 활동하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토폴란스키는 2017년 우루과이의 첫 여성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EPA=연합뉴스]

1935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무히카는 어릴 때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8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과 함께 꽃을 팔아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죠.

하지만 1960~70년대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선 뒤 ‘도시 게릴라 운동가’로 변모했습니다. 1962년 도시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 인민해방운동(MLN-T)에 합류해 무장반군이 됐습니다. 하수구를 거점으로 게릴라 투쟁을 벌인 탓에 사람들은 그를 ‘로빈 후드’라고 불렀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뒤에는 교도소 땅굴을 파 두 번이나 탈출한 ‘탈옥수’로, 또 37살에 투옥돼 14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기수’로도 기록됐죠.

석방된 뒤에는 정계에 투신, 1994년 게릴라 출신의 첫 하원의원으로 선출됐습니다. 이후 1999년 상원의원을 거쳐 2005년 농축수산부장관을 지냈고요. 2009년 11월 대선에서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 후보로 나서서 우루과이 대통령이 됐습니다.

무히카가 2019년 우루과이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 당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무히카는 대통령 퇴임후에도 상원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무히카가 2019년 우루과이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 당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무히카는 대통령 퇴임후에도 상원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현지에서는 무히카의 무장반군 이력을 두고 논란이 있습니다. 무력 투쟁 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가 생겼다는 비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무히카는 감옥 생활 얘기를 거의 꺼내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투옥 생활은 반성의 시간이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혁명이란 사고의 전환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는 실용주의 정책으로 우루과이 정치·경제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는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입니다. 정부의 통제 안에서 경작·유통을 허용해 마약범죄를 끊어내자는 취지였죠. 찬반이 극렬히 갈렸지만 무히카는 단호했습니다. “억압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주장이었죠.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사업에 남몰래 거금을 기부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서민주택 사업이 정권 막바지까지 반대에 부딪히자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월급 일부를 이 사업에 내놨다고 뒤늦게 밝히고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무히카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상원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7월 무히카(오른쪽)가 자신의 시골집에서 우루과이 외무장관 프란시스코 부스티요와 외교정책을 논의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무히카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상원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7월 무히카(오른쪽)가 자신의 시골집에서 우루과이 외무장관 프란시스코 부스티요와 외교정책을 논의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내 월급을 보내서라도 서민주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는 진솔한 고백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또 ‘총소득세’ 정책을 통한 조세개혁은 빈곤 감소와 성장률 제고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유럽발 경제 위기에도 우루과이는 매년 평균 5.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치를 존중한 정책으로 국민의 ‘책임감 있는 자유’를 보장했습니다. 그의 퇴임 직후 지지율은 65%로, 취임 직후 지지율인 52%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시아스, 페페”
무히카의 매력은 탈권위적이고, 친근하면서도 강력한 카리스마입니다. 이런 그를 우루과이 국민은 “페페(PePe)”라는 애칭으로 부릅니다.

20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의회에서 정계 은퇴선언을 한 뒤 자리를 떠나는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뒷모습. 무히카는 고령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정치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며 정계 은퇴를 결정했다.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의회에서 정계 은퇴선언을 한 뒤 자리를 떠나는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뒷모습. 무히카는 고령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정치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며 정계 은퇴를 결정했다. [EPA=연합뉴스]

2012년 유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상회의에선 자신의 철학을 특유의 소박한 언어로 설파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그는 “갚고 또 갚고, 할부금을 다 갚을 때쯤이면 이미 노인이 되어 있고, 인생이 끝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인간의 숙명인가 묻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SNS에 무히카의 의회 마지막 연설을 기록하고,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우루과이 중도연합당 프렌테 암플리오 트위터 캡처]
우루과이 국민들은 SNS에 무히카의 의회 마지막 연설을 기록하고,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우루과이 중도연합당 프렌테 암플리오 트위터 캡처]

은퇴 연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수십년간 내 정원에 증오는 심지 않았다. 증오는 어리석은 짓이다. 인생의 큰 교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성공은 승리가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는 젊은이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남긴 마지막 연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자됐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렇게 작별인사를 달았습니다.

“그라시아스(고마워요), 페페”

「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앵커]

김포도시철도가 신입 사원을 채용할 당시 직원 자녀가 회사 사택에 위장 전입해 지역 거주자 전형 선발로 채용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철도 측은 해당 직원이 자진 퇴사했다며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고 눈감아줬는데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노조원 2명을 해고했습니다.

신준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김포도시철도 노조위원장 이재선 씨는 지난 9월 말 해고됐습니다.

신입 사원 부정 취업 의혹을 제기하자 도시철도 측에서 자신을 포함해 노조원 2명을 해고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입니다.

[이재선 / 김포도시철도 노조위원장 : (대표이사가) 전수조사해서 다른 직원들도 피해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죠. 결국, 그 이후에 저하고 부지부장하고 채용 비리로 해고했죠.]

노조가 부정 취업 문제를 제기한 신입사원 A 씨는 지난해 3월 김포지역 거주자만 지원할 수 있는 특별전형을 통해 채용됐습니다.

일반 전형은 경쟁률이 8:1이었지만 거주자 특별 전형은 지원자 미달로 지원자 6명이 모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A 씨는 1년이 넘도록 서울에서 출퇴근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노조가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감사 결과, A 씨는 김포도시철도 직원 사택에 위장 전입을 해 거주자 특별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장급 직원인 아버지 B 씨가 위장 전입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철도 측은 아버지 B 씨에 대해 감봉 3개월 징계 처분을 했지만, A 씨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조용히 회사를 떠났습니다.

A 씨가 자진 퇴사 의사를 밝혔으니 굳이 징계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부정 취업이 적발돼 해임되면 유사기관 5년 취업 제한 등의 불이익이 따르지만 A 씨는 자진 퇴사로 처리돼 재취업에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습니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감사 담당자 : 감사가 시작되면 원래는 사직서를 안 받아주게 돼 있어요…. 해임 처분을 하면 다른 데에 취직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어서, 내가 책임지고 의원면직 받아준 겁니다.]

노조는 감사가 끝나기 전엔 퇴사할 수 없다는 규정을 무시한 ‘눈 감아주기식’ 처사로 보고, 외부 감사 기관에 알리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철도 측은 돌연 지난 2018년 4월 입사 당시 제출한 서류에 문제가 있다며 노조원 2명을 해고했습니다.

[이재선 /김포도시철도 노조위원장 : 채용 상의 문제가 없었고, 그래서 합격을 했는데 저희가 채용 비위 사실을 알리자마자 표적 수사가 들어와서 해고를 한 거죠.]

철도 측은 조사 결과 문제가 드러난 사원을 해고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관계자 : 그건 그분들의 얘기고요…그 문제는 제가 뭐라고 말씀 못 드리고. 내부에서도 많은 진통이 있었는데.]

김포도시철도의 모회사로 감사 권한이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부정 취업과 보복성 해고 의혹 등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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